우리는 누군가의 초상을 또렷이 뜯어 본 기억이 있는가
사람은 초당 30~60프레임 정도를 인식할 수 있고 약 8K 정도의 화소로 세상을 바라본다고 한다
아마 웬만한 노트북에는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을 두 시간도 채 담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정보들을 세상으로부터 매일같이 받아들이지만 우리는 정작 사랑하는 이의 눈썹이 어떤 모양인지, 다소곳이 모은 손은 어떤 형태인지 제대로 구술하지 못할 듯하다
우리는 수많은 것들을 자의로 선택하며 살아간다 넓게 보면 우리는 매일 아침 일어나 삶과 자살 중 삶을 계속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금 더 몰입하고, 조금 더 순간을 찰나로 쪼개며 후회하지 않고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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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페우스는 왜 동굴 끝에서 뒤돌아 아내 에우리디케를 보았는가
어릴 적 본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단순히 아내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궁금해 뒤돌아 본 것으로 표현되어 있었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자신이 뒤돌아 보면 아내가 영원히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뒤돌아 본 이유는 아내를 믿지 못함일까 싶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는 시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더 숭고하고 낭만적으로 남기기 위해 일부러 뒤돌아 보았다는 의견도, 어쩌면 아내가 그런 오르페우스를 위해 먼저 뒤돌아보길 권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것에 관해 우리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인지 사랑을 사랑하는 것인지 구별할 필요가 있다